‘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처럼, 인스타 맛집 방문에서는 기대에 따라 얻는 만족도 차가 크다. 와이프의 성화에 못 이겨 다녀본 곳들은 대체로 맛있고 즐거웠지만, 인스타에서의 hype가 과했던 곳은 그저 그런 경우도 있었다. 어린이대공원 정문에서 군자역 방향으로 다니던 중 늘 붐비던 군자역 고기집을 찾아가 보려 한다. 서울돼지구이 Instagram @seoul_pig_fnb은 추석 연휴 주말에 방문했으며, 매장 절반 이상이 이미 손님으로 차 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아 웨이팅이 흔했고, 입구에는 대기자 명단이 준비되어 있었다. 매장은 깔끔했고 고깃집 특유의 불필요한 요소가 거의 없었다. 숙성육 전문점으로 삼겹살, 꽃목살, 황지살 등을 기본으로 한 세트가 마련되어 있었고, 커플세트 510g 이상으로 모든 부위를 고르게 맛볼 수 있었다. 원육의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에선 요크셔, 버크셔, 듀록 3종을 교합해 습식숙성 후 다시마로 교차숙성했다는 설명이 제시되어 있었다. 주방 한편에선 원육이 숙성 중이었다. 특이한 점은 콩나물 무침으로, 파절이가 주류를 이루던 다른 고깃집과 차별화되었다. 다양한 소스가 함께 제공되어 맛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삼겹살은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이 훌륭한 정형으로 구워졌다. 마늘참기름에 찍어 먹는 첫 맛은 고소했고, 깻잎쌈과 함께한 다양한 소스의 조합은 담백함과 향미를 잘 살렸다. 돼지의 육질은 부드러웠고, 지방의 고소함이 살아 있었다. 꽈리고추를 곁들여 먹으면 매콤하고 알싸한 향이 식감을 돋웠다. 황지살은 겉면이 바삭하게 구워져 식감이 돋보였고, 속은 촘촘하고 진한 육즙이 느껴졌다. 마늘과 홀그레인머스타드, 와사비를 곁들이면 느끼함이 중화되었고, 청양고추를 올려 먹으니 황지살의 진하고 고소한 맛이 더욱 돋보였다. 목살은 두툼하게 정형된 형태로 숙성의 영향이 잘 느껴졌고, 미듬 정도로 구워 육즙과 감칠맛이 극대화되었다. 지방의 고소함이 돋보였고 다시마 숙성의 깊은 풍미가 입안에 남았다. 사이드로는 부산 밀면 비빔이 주문되어 매콤달콤한 소스와 아삭한 콩나물 무침이 잘 어울렸다. 냉면 대신 쫄깃한 옥수수면의 비빔밀은 식사 마무리를 상큼하게 도왔다. 해운대의 가야밀면 스타일로 알려진 이 메뉴는 입가심에 훌륭했고, 전체적으로 방송을 탔을 만큼의 맛집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사람 많음은 예전부터 있었고, 그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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