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Day 87] 아이를 깨우며 알게 된, 누군가를 기분 좋게 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감정의 거리를 조절하는 일은 늘 쉽지 않습니다. 바쁜 아침 시간엔 자칫 날 선 목소리가 오가기도 하니까요. 아이들을 깨울 때 제가 먼저 멀리서 소리치며 재촉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대신 아이의 침대로 다가가 등이나 다리를 다정하게 토닥이고 쓰다듬으며 이제 일어날 시간이라고 조용히 속삭여줍니다. 그러면 첫째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어요” 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둘째는 늘 제 곁에 더 머물고 싶어 해요. “엄마 잠깐만 옆에 누워줘” 하고 어리광을 부리죠. 그럴 때 저는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다독임의 시간을 5분 정도 아이와 함께 보냅니다. “우리 아기 잘 잤어?” 묻고 서로 답하는 그 짧은 시간은 우리 사이의 마음의 온도를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눈을 뜨자마자 누군가 소리치거나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어른이라도 참 우울할 테니까요. 짜증이나 칭얼거림 없이 기분 좋게 일어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저는 오늘의 하루가 이렇게 작은 배려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오늘 아침 저는 두 아이에게 작고 확실한 ‘기분 좋은 하루’를 선사했다고 느낍니다. 내일을 위한 다짐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다정해지는 일이 결국 나 자신을 다정하게 돌보는 일과 닿아 있음을 확인합니다. 아이들에게 건넨 5분의 따뜻함이 제 하루를 더 차분하게 만들어주었으니까요. 내일 아침 눈을 떠도 불만이나 조급함 대신, 오늘은 나와 타인에게 어떤 작은 기쁨을 건넬지 마음에 새기며 하루의 첫 단추를 채워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