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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을 뒤흔든 '피클볼 노믹스(Pickleball-nomics)'

 베트남 시장을 뒤흔든 '피클볼 노믹스(Pickleball-nomics)'

호치민과 하노이의 밤 풍경이 바뀌고 있다. 퇴근 후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아 맥주를 즐기던 회식 문화는 이제 피클볼 코트에서의 랠리로 대체되는 추세다.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열풍은 단순한 스포츠 참여를 넘어 베트남 대도시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피클볼은 1965년 미국에서 탄생한 이후 테니스와 배드민턴을 잇는 대중적 스포츠로 급부상했고, 베트남 젊은 층의 소비 문화를 관통하는 명확한 니즈가 이를 뒷받침한다.

아시아피클볼협회의 조사를 보면 아시아 12개국 중 피클볼 참여 인구 비중이 15%를 넘는 국가는 베트남이 유일하고, 대도시 거주자의 88%가 피클볼을 인지하며 16%는 매달 정기적으로 경기에 참여한다. 진입 장벽이 낮아 탁구와 배드민턴에 익숙한 이들에게 빠른 랠리가 가능하고, 공간 효율성도 뛰어나 도심 내 유휴 공간 활용과 인프라 확충이 함께 진행되었다. 용품 시장도 급격히 성장해 초기 저가형 중국산에서 이제는 고가 브랜드로의 포지셔닝 전환이 진행 중이며,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춘 제품이 선호된다. 도심의 유휴 공간 전환, 전문 교육과 심판 코치 자격증 과정의 수강 증가, 이벤트의 확산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피클볼은 힙한 라이프스타일로 포지셔닝되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통해 세련된 이미지를 전파하고, 미인대회 출신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의 경기 영상이 확산되며 코트는 만남의 장으로 바뀌었다. 이커머스 매출은 피클볼 패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9% 증가하고 판매량이 795% 늘어나는 등 대폭 상승했다. 운동 자체보다 코트 위에서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재미가 지속적 참여를 이끈다.

심야 풍경도 바뀌었다. 23시 이후 피클볼 코트를 예약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22~35세 직장인들이 60~70%를 차지한다. 술자리 대신 건강한 취미와 동료들과의 네트워킹을 선택하는 가치 소비 현상이 두드러진다. 피클볼은 테니스·탁구·배드민턴의 장점을 결합한 라켓 스포츠로, 진입 장벽 최소화, 공간 효율성, 사회적 유대감이 빠르게 확산의 핵심 요인이다. 도심 내 비즈니스 미팅 후 코트에서의 네트워킹이 새로운 제3의 공간으로 기능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를 고려하면 피클볼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