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촬영에 쓸 카메라를 찾으려고 옷장 안을 뒤지던 나는 갈색의 오래된 앨범을 발견하였고, 한 장 한 장 넘기다 그만 그 자리에서 한참 울어버리고야 말았다. 이유는 하나였다.
보고 싶어서. 너무 보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꼭 누군가 알아채고 달려와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러니까 이건 지나치게 오랫동안 미납된 마음이었다.
독촉장은 한 장도 날아오지 않는데, 왜 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파리해져만 가는 걸까. 웃긴 고양이 사진을 찾으려고 전원을 켠 예전 휴대폰에서 수천 장의 그 애를 발견하고.
왜 여태 지우지 못하고 내버려둔 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동시에 설득당하고. 그 애가 선물해준 옷을 입으려다 다른 옷으로 손을 뻗고.
그러나 하필 그 옷을 내가 너무 좋아하고. 이런 순간들이 페이스트리처럼 겹겹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필사적으로 무시하고 또 무시했던 감정들이 깡패처럼 찾아와 나를 두들겨 패고 간다.
무식하게. 정신 못 차린 나는 넝마가 된 ...
원문 링크 : 난 삶이 지칠 때까지 나를 괴롭히게 두는 것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