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적에, 할머니 지인이라는 아저씨 한 분이 집에 온 적이 있었다. 생글생글 웃는 상의 아저씨였는데, 나는 어째선지 그 아저씨가 너무너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어 줄곧 할머니 뒤에 숨어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웬 모르는 언니가 칼을 든 그 아저씨한테 쫓기다 2층짜리 연립주택 밖 계단에서 등을 찔려 굴러떨어진 뒤 죽는, 그런 꿈을 꾸었다. 그런데 최근에 길 가다가 그 아저씨랑 지나친 적이 있어서 할머니께 말씀을 드려 봤더니, 사실 그 아저씨는 수십 년 전 내 꿈과 똑같은 상황에서 실제로 한 호스티스 아가씨를 찔러 죽였었다고 한다.
그래서 징역을 살다 출소해서 인사를 온 게 바로 내가 그 아저씨를 본 그날이었다는 것이었다. 결말도 시원찮고, 또 영적인 감각이 등장하는 이야기와는 좀 다를 지도 모르지만, 곧 있으면 3살이 되는 내 딸이 특정한 사람을 보면 이상할 정도로 무서워하는 걸 보고 나는 문득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아이들 눈에는 우리랑은 다른 무언가가 보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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