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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폐허 속의 작은 불씨 - 작별하지 않는다(2)

 기억 폐허 속의 작은 불씨 - 작별하지 않는다(2)

한강 작가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북토크 2021년 신체가 이야기의 매개체 그날의 대화는 한 편의 소설처럼 흘러갔다. 검은색과 흰색이 교차하고, 불꽃과 얼음이 충돌하며, 잊혀진 넋들의 이야기가 음울한 음악처럼 배경을 채웠다.

단순한 문답이 아니라, 질문과 대답이 서로를 밀어내고 당기며 마치 바람에 나부끼는 천처럼 유려하게 얽혀 있었다. 대화는 때때로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몰아쳤고, 순간순간 무게를 더하며 문장마다 감정을 쌓아 올렸다.

마치 하나의 직조물이 완성되어 가듯, 말들은 서로를 꿰어 하나의 견고한 형상을 이루었다. 한강이 입을 열자,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단단했다.

"소년이 온다를 쓸 때, 저는 마치 제 몸을 빌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게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실제로 제 신체가 이야기의 매개체가 되는 것 같았죠.

마치 제 몸이 기도하는 장소가 되고, 저를 통해 죽은 이들의 목소리가 스며들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죽은 이들을 다시 살려낼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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