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리는 디즈니 영화와 동화책이 심어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지워내고, 실제 세계에서의 관계를 새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사자와 늑대가 지배하는 그림에서 집고양이의 폭발적 수가 현실로 나타나고, 대형동물의 대부분이 인간이나 가축으로 바뀌는 모습을 제시합니다. 이 변화는 공장과 매연의 시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7만 년 전 사피엔스가 동아프리카를 떠나 대륙마다 발을 디딘 시점부터 이미 진행되었으며, 인류세는 한 종의 발자국 전체가 남긴 결과라고 강조합니다.
다음으로 세 단계의 세계관 변화가 제시됩니다. 농업혁명은 떠들썩한 연극을 두 사람만 남은 연극으로 바꾸고, 동물과 식물이 입을 닫고 무대 뒤로 물러나게 하며 신이 인간과 자연 사이에 들어서게 만듭니다. 비를 주고 젖을 나오는 능력 대신 제물을 바치는 의례가 자리 잡고, 예루살렘 성전은 제단에 피를 끼얹는 도살장에 가까워집니다. 이어 과학혁명은 신마저 침묵시키고, 뱀과 신 없이 인간이 무대에 서는 핵심 장면으로 요약됩니다. 종교가 믿음의 문제뿐 아니라 먹고사는 약속을 정당화하는 구조였음을 되짚으며, 인본주의가 현재 어떤 자리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이어집니다.
유기체를 알고리즘으로 보는 관점이 주축을 이룹니다. 감정도 생존과 번식을 위한 생화학적 계산에 불과하다고 보며, 다양한 생물의 결정이 같은 계산의 작동임을 설명합니다. 한편으로는 주관적 감정 세계의 존재를 입증하려는 방향과, 인간의 특수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나뉩니다. 초지능 AI가 인간을 착취해도 되는지의 문제와, 인간의 고통이 왜 윤리적 무게를 가지는지가 핵심 의문으로 남고, 환원과 연민이 한자리에 설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가 지속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윈의 자연선택에 대한 해석과 누스바움의 감정 이해를 비교하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길이 조금씩 좁혀집니다. 다음 장에서 이 세 인용문의 연결 여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읽기의 재미를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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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호모 데우스』 2장 「인류세」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