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에서 일한다고 같은 편인 건 아니다.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6화에서 변은아와 최효진은 둘 다 최필름 소속 기획PD였고, 복도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나눴고, 회의실에서 같은 탁자에 앉았다.
그런데 황동만을 두고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자리에 서 있었다. 최효진이 그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때, 은아는 그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
이해 안 된다는 건 싫다는 말이라고,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될 것 아니냐고. 최효진은 선을 넘는다고 했다.
은아는 먼저 넘으셨다고 받았다. 사람 시선 하나, 한숨 하나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람이 얼마나 흔들리는지 뻔히 알면서, 그렇게 함부로 했다고.
그러고는 덧붙였다. 착한 척 말을 좀 정직하고 분명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나는 그 장면에서 멈칫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의 속도가 아니라, 그 말들이 서로를 향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갑자기 보였기 때문이다.
최효진의 말은 아무것도 보이게 하지 않았고, 은아의 말은 반대로 움직...
원문 링크 : 말이 드러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