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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의 각도

 거울의 각도

봄이 오면 어머니는 항상 커튼을 바꿨다. 겨울 내내 달려 있던 두꺼운 암막 커튼을 걷어내고, 얇고 흰 것을 달았다.

빛이 들어오는 방식이 달라지는 게 좋다고 했다. 미선은 그 말을 어릴 때부터 들었지만, 어른이 될 때까지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빛 아닌가. 같은 창문 아닌가.

그런데 어머니는 해마다 그 말을 했고, 해마다 커튼을 바꿨다. 어머니가 시설에 들어간 것은 작년 가을이었다.

미선은 지금 어머니 집에 혼자 있다. 짐을 정리하러 왔다.

처분할 것과 보관할 것을 나누는 일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 문제는 어머니가 물건에 이유를 붙이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그냥 물건이 아니었다. 이 머그잔은 이모가 준 것, 이 수건은 제주도 갔을 때 산 것, 이 핀은 미선이 초등학교 졸업식 때 머리에 꽂아줬던 것.

물건마다 사람이 붙어 있었다. 물건을 버리면 그 사람의 어느 부분도 같이 버려지는 것 같아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미선은 서랍을 열다가 멈췄다. 작은 거울이 있었다. ...

원문 링크 : 거울의 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