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가 좋았던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좋다는 감각 자체를 느껴본 기억이 없다.
책상 앞에 앉으면 시간이 멈추는 것 같았고, 멈춘 시간을 억지로 밀어내는 것이 공부였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무언가를 이해했다는 느낌보다 한 줄을 더 버텼다는 안도가 먼저였다.
그러니까 내게 공부란 기쁨이 아니라 견디는 일이었고, 견딘다는 것은 곧 끝나기를 기다린다는 뜻이었다. 그 끝이 오면 책을 덮었고, 덮고 나서 남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런 사람이 논어의 첫 문장 앞에서 멈췄다.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기쁘지 않겠는가. 기쁘지 않겠는가, 라니.
내가 알던 공부와 이 문장 사이에는 무언가 설명되지 않은 거리가 있었고, 그 거리가 어디서 오는 건지 한동안 알 수 없었다. 그러다 공자 곁에 모인 사람들을 들여다보게 됐다.
이상한 무리다. 자로는 원래 거친 사내였고, 안회는 밥을 굶는 날이 많았고, 대부분은 기술도 없고 땅도 없고 이렇다 할 배경도 없는 사람들이었다.¹ 요즘 말로...
원문 링크 : 배우고 익히는 일에 대하여 - 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