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 부처님이 오신 날의 분위기 속에서 열린 술시이전에 초대받아 참여한 자리에 대한 기록이다. 술시이전은 밤이 깊어가는 시각, 예와 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빚은 전통주를 시음하는 자리로 구성 되었으며, 임청화로 착각할 뻔한 리금홍 작가님의 설명과 함께 술의 기원과 예술가들이 술을 사랑한 이야기가 어우러졌다. 술을 좋아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학습과 맛의 차이를 음미해보는 경험이 처음처럼 느껴졌다는 체험이 전해진다. 각 술은 이화주, 백하주, 석탄주 등 낯선 이름으로 불리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맛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맛과 향은 모두 다르게 다가왔고, 특히 기억에 남은 술은 호산춘이었다. 호산춘은 “호리병 속에 산과 봄이 담겨 있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었고, 이름을 듣고 마신 덕에 봄날 산속 어딘가의 공기가 한 모금에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봄의 향기와 부드러운 목넘김이 어우러지며 오랫동안 남는 인상을 남긴 술이었다. 또한 삼해주가 매년 술값을 정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술이 술을 부르고 이야기가 이야기를 부르는 분위기 속에서 2차까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져 맛있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즐거운 밤이 흘렀다.
전반적으로 맛있는 술과 편안한 사람들의 만남으로 기억에 남는 자리를 통해 전통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깊어졌고, 술의 역사와 예술적 맥락이 어우러진 체험으로 남았다. 술시이전에 대한 궁금증이나 호기심은 남겨둔 채, 이와 같은 자리는 분위기와 이야기의 힘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만한 경험으로 남았다.
원문 링크 : 술시이전, 예(藝)와 술(酒)에 취했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