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를 씻고 물을 버렸다 그사이 한 달이 다 갔다 내가 죽고 나에게도 애도할 시간이 필요했다 눈이 내리는 소리 대신 녹는 소리 들었다 친구들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밥 먹고 술 먹고 울고 웃었다 그게 좋아서 박장대소 토마토는 얇게 썰어서 꿀이나 설탕 뿌려 먹는 게 맛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안주잖아 기억나지? 알지 우리가 제일 잘 알지 모르면서 안다고 말하는 거 다 마음이라서 술이 잘 들어가네 나는 취해도 취한다 말 안 하는데 술 뺏을까 봐 알지?
나한테도 박수 좀 쳐 줘 잘했다고 해 줘 완전히 엎드려 절받기다 나 이제 돈 안 벌어도 되고 책 안 읽어도 되고 빨래랑 설거지 양치랑 샤워 안 해도 되고 취하지 않고 어디 가서 실수도 않고 더 많은 걸 볼 수 있겠지 꼭 그만큼 못 보는 것도 생기겠지 그래도 기다리지는 말아야지 낡고 이상한 세계에서 더 낡고 더 이상한 세계로 옮겨 가는 동안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무연히 지켜봤다 영원히 찾아 헤매겠다 생각했던 것들 무수한 별, 아름다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