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 구름 속을 걷는다고 생각하자 물의 계단이 나타날 거야 이것 봐 나의 건반은 파랗다 밟으면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하루종일 거기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퍼즐을 맞출 수 있겠지만 나의 눈동자로 유빙을 옮겨오는 동안 너는 창틀의 벌레를 눌러 죽인다 내가 어지러움을 느낄 때면 너는 냉장고에서 오이를 꺼내 반으로 쪼개줬잖아 그런 여름이 은색 단도처럼 반짝이는데 파충류는 등껍질의 서늘함을 알까 나는 알루미늄을 오려 가면을 만들고 싶다 페인트사탕을 빨아먹고 혀가 파래지면 다른 생물이 된 것 같았던 사춘기 나는 배우고 싶은 영법이 많은 학생이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그런 말을 들으면 코피가 쏟아졌다 이제 얼굴과 목소리가 희미해진 선생은 사춘기의 방황이 일종의 멀미라고 말했다 황급히 자라느라 매 순간이 어지럽고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비생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걸까 실험 관찰 또는 휴가 빙수 그릇에 수저만 남을 때까지 우리는 사랑했는데 네가 기르는 물고기는 발육이 좋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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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詩] 물속의 어항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