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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미래에 내리던 비에는 아무도 잠기지 않고 /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고선경

 [詩] 미래에 내리던 비에는 아무도 잠기지 않고 /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고선경

마당 한구석에 편지를 묻는 사람이 있다면 기억하고 싶어서겠니 잊고 싶어서겠니 걸리적거리는 돌멩이란 돌멩이는 모조리 뽑아 버렸지 고작 편지 한 장일 뿐인데 이렇게 깊은 구덩이를 파도 될까 의심하지 않았어 언젠가 나는 울면서 땅을 판 적이 있다 묻어 둔 것을 꺼내려고 아무리 파도 오직 흙 점점 더 차갑고 부드러운 흙만 나왔어 모종삽을 던지고 너를 봤다 그것 봐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했잖아 마음이라든지 영혼이라든지 전부 옛날 일들인 걸까 흙투성이가 된 손을 너는 탈탈 털어 주었어 너의 손이 나의 손처럼 더러워져 가는데…… 그 순간 나는 그 손이 미래와 가깝다고 생각한 거야 그렇다면 다시 태어나게 할 거야 편지를 심고 사탕을 심고 컵을 심고 귀걸이를 심고 흙과 바람도 심어야지 우주는 우리의 손을 기억할 거야 미래가 더 깊이 뿌리를 내려 멀리서 웅성거릴 때까지 아무렇지 않게 다시 태어나 자라도 되고 자라지 않아도 된다…… 너는 마당의 수돗가에서 손을 씻다가 내게 물 한 줌을 뿌렸다 손가락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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