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 눈 속에서 어두운 숲이 부풀었어 이파리 한 장에도 나는 쉽게 긁혔고 너는 괜찮아 괜찮아 말해주었다 동전을 던져 미래를 결정하려 했으나 동전은 손바닥을 통과해 깊고 깊은 웅덩이 속으로 가라앉았다 미래가 나를 결정하려 하는 것 같아 괜찮아 괜찮아 하지 말고 네 심장을 꺼내 나에게 줘 너의 그 녹슨 심장 말이야 혹시 억울하니 밤은 매일의 페이지를 넘긴다 파본 파본 파본 나는 너무 시끄러운 귓속말이야 마음대로 길을 내지 마음에 드는 식물을 보면 뿌리째 뽑아버리지 어디선가 날아온 공이 뒤통수를 세게 쳐서 나도 모르게 눈을 번쩍 떴어 눈을 뜨면 어떤 세계는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지하철에서 회사에서 식당에서 집에서 캄캄한 눈꺼풀 안쪽을 두드렸다 한 달도 일 년도 갔다 한물간 동전들이 하나둘 내 안으로 떨어져내렸다 다시 그 숲에 가게 된다면 불을 질러버릴 거야 그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까 그때 숲은 환희로 가득차게 되라ㅣ라는 게 내가 지은 결말이었다 너는 안 들려 안 들려 하다가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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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詩] 밝은 산책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