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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 씨앗 채종하고 금계국, 초롱꽃, 백합 꽃 피는 시기. 식물 도둑

 매발톱 씨앗 채종하고 금계국, 초롱꽃, 백합 꽃 피는 시기. 식물 도둑

나는 매발톱 씨앗을 채종하고 금계국 초롱꽃 백합이 피는 시기를 관찰했다. 식물 도둑이 산책로의 화단에서 일어나고, 예쁜집의 화단이 길보다 높아 손만 뻗으면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위치였다는 사실을 며칠간 지켜봤다. 봄에는 수선화가 시작하고 가을에는 국화가 피는 이 화단은 산책과 운동으로 들고 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길 아래 맑은 개천이 흐르고 물소리가 사계절 들려온다. 지금은 하늘 매발톱이 보라색으로 매달려 씨를 물고 있고, 서양매발톱은 씨가 여물고 있다. 양귀비는 지는 중이고 초롱꽃과 다알리아는 절정이며 백합은 곧 피려 한다. 이곳의 백합은 보통 5월에서 7월에 핀다고 하지만 지금 금계국이 절정일 때 백합이 피는 모양이다. 뽑아간 자리를 보니 백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집 화단의 꽃을 왜 가져갔을까.

지난 가을에는 염소 똥 같은 새까만 분꽃 씨앗이 화단 아래로 길게 흩어져 있었다. 산책을 갈 때마다 줍다 보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꽃 이야기를 했다. 꽃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꽃은 당황하지 않게 말을 거는 듯했고, 나는 꽃의 주기를 마치 회전초밥처럼 즐겼다.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자 아주머니는 하늘 매발톱 씨앗을 두 주먹이나 주셨다. 들깨 같은 주머니에 들어 있는 매발톱 씨앗이 흑임자처럼 반짝여 예뻤다. 이 꽃이 지기 전에 찍은 사진은 씨앗이 여물면 받아가기로 한 이들이 많아 보였고, 나 역시 예약해 두었다.

다음으로 CNN 같은 뉴스에서 가게 앞 화분의 나무를 뿌리채 뽑아가는 CCTV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옛말에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지만, 책은 마음과 생각을 바로잡아 준다고 믿기에 책을 훔친 이에게 양심의 가책이 함께 훔쳐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식물 도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꽃과 나무를 바라보면 예쁨이 들지만, 그것이 심미적 인식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식물의 정직함에서 교훈과 건전함을 찾으면 식물에도 마음과 생각의 길이 생겨 훔친 것을 볼 때 더 이상 행복하지 않으리라 느낀다.

오늘 아주머니의 화단엔 없는 것이 있다. 산책하러 갈 때 무스카리와 튤립 구근을 챙길 생각이다. 이 작은 자연의 흐름을 지키려는 마음이 나를 움직이고, 도둑과 달리 나의 수확은 내 손으로 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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