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내리면 이 풀들도 물에 잠기곤 하고 수초들은 급류에 휩쓸려 물살에 일렁이지요. 마을은 안개 속에 갇혀 구름 위에 있는 듯한 분위기이고 선반의 식물들은 이 변화들을 온몸으로 느끼며 더 강해지고 더 자랐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는 아니지만 기온과 습도가 장마기와 비슷해 공중 습도가 높아진 지금은 삽목하기에 최적의 계절입니다. 겨울을 제외하고 언제든 삽목이 가능하지만 특히 봄에 얼음이 녹아나오는 순간처럼 시작되는 시기와, 장마기간처럼 높은 습도를 유지하는 환경이 성공률을 높여 왔습니다.
먼저 핫립 세이지를 길게 자란 가지를 다듬은 뒤 삽목하려 했고, 이번엔 오아시스에 꽂아두었습니다. 삽수가 들어갈 만큼의 작은 구멍을 둥근 나무 젓가락으로 내고 쏙 넣은 뒤 황금사철과 무화과도 삽목했습니다. 산책길의 무화과 나무를 그루터기에서 새로 자란 가지들 중 몇 가닥 잘라내고 울타리에서 나온 황금사철 가지 하나도 함께 두었습니다. 밭에 지붕을 가려주는 원두막이 있어 이곳에 삽목한 화분들을 배치했고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해 평상의 그늘에 두었습니다. 흙은 거름이 없는 밭흙을 사용했고 며칠 전 밭흙을 채워 물에 소독해 두었다가 삽목에 사용했습니다. 수국은 오아시스에 두고, 삽수 10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은 뿌리 형성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라 가드너로서 가장 설레는 시간입니다. 하얀색 장미와 마사도 삽목했고, 마사는 물 관리가 특히 중요하므로 물 받침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에니시다는 예전에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가능성을 두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삽목이 뿌리를 내릴지, 얼마나 자주 당겨보며 확인해야 할지 늘 고민이 많습니다. 오아시스에 삽목한 아이들을 보며 가드너인 제 마음은 가장 흥분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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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삽목하기 좋은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