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진첩 속에 낯익은 식물이 하나 있습니다. 벤자민 고무나무예요. 제 베란다에는 십년이 훌쩍 넘은 벤자민이 남아 있습니다. 데려올 때 식물 트럭 사장님이 인삼 벤자민이라고 하더군요. 작은 아이가 분에 심겨졌고, 이사 다니며 돌봄을 많이 받지 못해 물도 자주 주지 못했고, 이사하는 곳마다 실내에 들인 적이 없어서 먼지가 뽀얗게 앉았습니다. 물은 생각나면 주었고, 분갈이는 한 번도 안 했으니 흙엔 낙엽이 쌓여 있었고, 추위에 얼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겨울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벤자민은 끈질기게 살아남았습니다. 자신이 사랑받지 못해도 괜찮을 거라는 걸 알았는지, 가만히 있다가도 죽지 않고 자라지 않는다면 작은 몸집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2020년 8월 지금은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랑받았을 때 더 크게 자랐을 거예요. 벤자민은 돌봄을 받지 못하면 죽지는 않고 그냥 가만히 자라지 않아요. 키가 자라지 않는 대신 다소 몸집이 작아지며, 몇 해 전부터 분갈이와 물샤워도 가끔 해주고 영양제도 주고 있습니다. 방치된 세월만큼 수형이 틀어져 철사와 끈으로 엮여 있기도 했지요. 가지치기요? 마음이 아파 못했지만, 가지치기는 결국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았을 때는 아래로 축 늘어지고 잎이 풍성하지 못했습니다. 잘라 주면 곁가지가 또 나오고 더 풍성해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가지치기는 언제가 좋을까 궁금했지만, 그냥 한가한 날 잡으면 그날이 적합한 날이었습니다. 가지치기 후 물에 꽂아두면 꽂아둔 대로 뿌리가 나오더군요. 그렇게 심은 벤자민이 너무 많아 지금은 물꽂이조차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 벤자민 고무 나무는 저의 기쁘고 슬픈 날들을 다 압니다. 삶은 늘 불확실하고 봄이 항상 봄이 아닐 수도 있죠. 하지만 이 벤자민은 지금도 제 곁에서 살아 숨 쉬며 제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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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나의 벤자민 고무나무이야기- 가지치기 후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