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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과습)에 강한 노지 꽃과 식물.(첫번째)

 장마(과습)에 강한 노지 꽃과 식물.(첫번째)

저는 노지 텃밭에서 장마와 과습에 대한 체험을 기록해 왔습니다. 노지의 안전성은 비가 오면 특히 부각되었고, 밖으로 내놓으면 회복되는 식물이 있는 반면, 장마 때는 노지가 무방비 상태로 들여다보이곤 했습니다. 그래서 비를 즐길 수 있을 만큼 강한 식물들을 찾고 경험한 것을 정리합니다.

먼저 쿠페아(구피아)입니다. 이 식물은 장마를 즐기는 걸로 제 1호가 되었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꽃이 피고 잦은 비 속에서도 성장했습니다. 봄에 베란다에서 데려와 흩어 심은 것이 시간이 흐르며 번져나가는 속도가 경이로웠고, 현재 옆에 심어둔 오색 마삭줄도 옮겨야 할 만큼 세력이 커졌습니다. 노지에서도 병충해를 입는 식물이 많지만 쿠페아는 벌레보다 나비를 끌어들여 정원사 입장에선 바람직했고, 잎이 잘 손상되지 않는 편이라 겨울나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큽니다.

다음은 아메리칸 블루입니다. 화원 앞의 대품이나 중품 아메리칸 블루를 부러워하며 바라보던 제 아이는 올 봄 노지로 옮기면서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변모했습니다. 뻗어나가는 힘이 대단해 지금은 돌 경계선을 넘어가고 꽃도 베란다보다 훨씬 많이 피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애플민트입니다. 원래 노지가 정답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올 봄 진딧물 범벅인 약골을 데려다 놓으니 지금은 세력이 너무 커 다른 식물들을 밀어내고 뽑아내야 할 정도가 되었고, 단정화 역시 긴 장마 속에서도 잘 버텼습니다. 비가 그친 뒤에도 더 윤기 있고 건강해진 모습이었고, 울타리 역할까지 해냈습니다.

또 하나는 붓꽃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2021년 6월의 붓꽃으로 시작해 아이리스나 꽃창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붓꽃의 꽃봉오리가 먹물을 머금은 붓처럼 보인다는 설명도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붓꽃으로 부르는 것이 더 친근하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는 붓꽃류와 꽃창포, 아이리스가 서로 다른 범주에 속하지만, 이 아이 역시 번져가며 노지에서의 장마를 버텨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칼립투스 구니(실버드롭)입니다. 유칼립투스는 원래 물을 좋아하지만 과습에 취약한 뿌리 상태가 중요합니다. 노지 토양은 배수에 취약해 뿌리의 통풍이 매우 중요했고, 이로 인해 배수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같은 종이라도 품종에 따라 과습에 대한 저항이 다르고, 구니는 비교적 살아남았지만 폴리안과 블랙잭은 이번 장마에 사라졌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비에 강한 식물의 조건과 배수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장마는 늘 도전이지만, 적절한 식물 선택과 토양 관리로 노지에서도 건강한 정원을 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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