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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꽃밭 정원 -첫번째(풍로초, 핫립,체리세이지,잉글리쉬라벤더,애플민트 월동)

 12월의 꽃밭 정원 -첫번째(풍로초, 핫립,체리세이지,잉글리쉬라벤더,애플민트 월동)

12월의 텃밭과 꽃밭은 여전히 돌멩이로 테두리를 만들며 시작했다. 말하지 않는 슬픔 같은 겨울 숲이 있는 공간에서 가벼워질까 걱정하며 돌을 다듬었다. 미니 백일홍은 가을에 발아해 두 번째 백일홍인 메리골드 씨앗을 남기고 얼었을지 모를 자리를 생각하니, 겨울에도 피고 싶어 했던 마음이 다시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하루아침에 끝나버리는 듯 얼음이 빨리 찾아왔다.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어 자리를 잃지 않으려 이름표를 꽂아 두었다.

풍로초 지상부는 말라도 뿌리는 살아 있어 겨울을 날 것이라 믿었다. 시들어 말라버린 쑥부쟁이는 갈색으로 빛나며 여전히 존재감을 남겼다. 핫립세이지와 체리세이지는 건강한 갈색으로 단풍이 든 듯 꼿꼿했고, 세이지가 있는 곳은 땅이 습한 편이라 가장 먼저 얼었다. 돌멍이로 테두리를 만들다가 호미를 대니 얼어붙은 흙이 부서져 내렸다. 삽목한 세이지들도 건재하고 애플민트는 몸속에 부동액이 흐르는 듯 진하게 자리했다. 박하는 실내가 아니면 사계절 강인했고, 허브류는 여름 장마에 세력을 키우고 겨울 추위에 강한 근육을 만든다.

잉글리시 라벤더는 두 곳에 나눠 심었는데 온실 속보다 건강했다. 천일홍의 품종인 문빔 비덴스도 추위에 강한 편이었다. 피고 지기를 반복하다가 갑작스런 추위에 다소 놀랐고, 아직 터지지 않은 봉오리가 곧 피어나지, 혹은 더 큰 추위에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베란다에서 핀 겨울의 비덴스도 예뻤다. 고수와 배롱나무 씨앗을 뿌린 이날 보리씨도 함께 뿌렸지만, 베란다에서는 그리 힘세게 자라지 않았다. 아마도 겨울의 기운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냥이들의 식사에 채식을 조금 더 곁들였다. 남겨진 꽃밭 정원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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