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어느 날 노지의 식물들을 불러 모아 두고 어떻게 겨울을 견딜지 묻자 한 마디로 답이 왔어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며 차갑게 노지를 택한 식물들을 보며 저는 두번 물어보지 않았고 봄이 와서 지금까지 겨울을 버틴 아홉 식물을 중심으로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의 흐름을 정리합니다. 산책로에서 주워 기른 녀석들이 주가 되었고 겨울 동안은 지상에 잎이 모두 시들고 뿌리로만 월동했습니다. 4~5월 무렵 노란 꽃이 피리라 기대하는 점도 함께 적습니다.
에키네시아는 뿌리로 월동했고 지금은 새 순이 올라오고 있어요. 해변국화도 국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남았고 가지와 잎은 다 말라 버린 채 새 순이 돋아납니다. 단정화는 갈색으로 변했지만 아랫쪽에서 새순이 시작되었고 초롱꽃은 겨울에도 잎이 초록으로 남아 강한 생명력을 보이고 번식력도 아주 큽니다. 핫립세이지와 체리세이지는 윗부분은 갈색이지만 아래에서부터 새 잎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구절초는 겨울에 뿌리만 남아 새 순이 자라고 있어요. 샤스타 데이지와 비슷하지만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원추리는 두 포기 모두 겨울에 거의 죽은 줄 알았고 지상에 아무 것도 없었지만 제가 심은 곳을 기억 못했다면 길 잃은 아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풍로초는 초록 점 하나로 겨울을 견디고 있음을 확인하기까지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유칼립투스는 cold에 강하고 속성수여서 겨울에도 크게 자랐고, 장화 길이만큼 컸던 나의 식물도 여전히 건강합니다. 작약은 새 순이 올라오고 있고 지난해엔 꽃이 피지 못했는데 올해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감국은 노란 꽃이 곧 피리라 기대하고 있고, 버들마편초는 삽목한 것들이 모두 건강합니다. 인동초와 인동덩굴은 주차장에 기어나온 줄기를 끊어 삽목한 결과로 새 생명들이 자라고 있어요. 꽃양귀비는 이웃의 꽃밭에서 씨앗을 얻어 여름에 직파했고 발아가 늦지만 추운 겨울에 뿌리내려 무성하게 자라 꽃밭에 퍼져 있습니다. 금계국도 직파로 충분히 자라 올해 꽃이 피지 않을까 기대가 큽니다. 박하는 이 zone에서 아직 소식이 없지만 다양한 씨앗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팔손이 역시 노지월동 상태이고 다음엔 노지월동 실험의 실패담도 들려드리려 합니다.
지금의 관찰을 되짚으면 몇몇은 뿌리 월동으로 살아남아 새 순과 꽃줄기를 만들고, 어떤 것은 잎이 사라진 뒤에 새 순으로 보강됩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미련이 남아 밤새 줄기를 만지다 새 순의 출현 여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3월까지, 4월이 오기 전에 만일 살아 있다면 “저 여기 있어요”라고 말해 주겠지요. 앞으로의 관찰이 계속될 것이고, 노지월동의 가능성과 구체적 시점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또렷한 결론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풍로초노지월동 에키네시아노지월동 단정화노지월동 백정화노지월동 샤스타데이지구절초구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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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3월의꽃밭정원(노지월동되는꽃,식물)두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