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남해원예 예술촌은 유럽풍 마을의 정원을 그리듯 제 곁에 다가옵니다. 청보리는 익어가고 튤립과 아네모네, 매발톱, 삼색 제비꽃, 카네이션과 패랭이가 한창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풀꽃 지붕 정원은 늘 사랑받는 공간인데 이곳에서도 청보리가 정원 디자인의 맑고 시원한 느낌을 더해주지요. 지난 해 4월의 풀꽃 지붕 정원은 어땠는지 되돌아보면 화사한 하얀색 크리산 세멈(스노우 랜드)로 보이는 꽃들이 색감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헨젤과 그레텔이 과자로 만든 집에 살았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듯, 달빛과 별빛이 머무는 풀꽃 지붕 아래에도 어린아이가 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상이 매혹적이었습니다.
저는 제주도의 옛 민가에서 보던 긴 막대기를 걸쳐놓은 정낭을 떠올립니다. 하나를 걸치면 돌아온다는 뜻, 두 개면 저녁에 돌아온다는 뜻, 세 개면 멀리 떠난다는 뜻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마을의 열린 정원은 담장 없이도 마음껏 눈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현관 앞까지 길게 이어지는 꽃길은 아니지만 마당의 큰 토분과 함께 4월마다 금낭화가 피는 한 그루의 존재가 정원 속의 작은 귀함으로 다가옵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스쳐 지나칠 자리에 나타나는 그 한 그루는 다른 꽃들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지지요. 유럽의 어느 마을을 거닐다 만난 예쁜 집과 정원처럼, 맘껏 기웃거리고 감상하라고 손짓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내 꿈의 정원을 눈과 마음에 담아갑니다. 남해의 이곳은 늘 이렇게, 자연과 정원이 서로를 존중하는 열린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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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4월남해원예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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