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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스란? 뜻, 그라스 종류, 억새와 갈대 차이

 그라스란? 뜻, 그라스 종류, 억새와 갈대 차이

어린 시절 시골 길가에 있던 그 풀은 어느 날 멋진 신축 아파트 화단의 군락이 되어 나를 놀라게 했다. 그때까지 그냥 풀이라고 여기던 그라스가 벼과에 속하는 식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가치를 재발견했다. 그라스의 뜻은 외떡잎 벼과 식물을 가리키는 말이고, 실제로 잔디, 벼, 갈대, 억새, 실새풀, 기장, 팜파스그라스, 핑크뮬리, 수크령, 강아지풀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특히 강아지풀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은 나의 시야를 넓혀줬다. 둘 사이의 기본 구별은 억새가 산이나 비탈에서, 갈대가 물가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란다는 것이고, 그래서 산에서 만난 것은 억새였고 갈대는 아닌 경우가 많다. 오마이 뉴스에서 보던 것이 실제로는 갈대가 아니라 억새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실새풀(브라키트리차)은 한국에 자생하는 그라스이며 미국에서 더 유명하다고 한다.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처럼 버려진 고가철도를 하늘 공원으로 바꾼 곳에 그라스 구간이 많고, 거기에서 깃털처럼 부드러운 실새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 역시 텃밭정원에 그라스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심지 않았던 마음으로도 그런 매력을 느낀다. 기장은 외떡잎 벼목 화본과의 한해살이 풀로 금속성 회색빛 잎을 지녔고 늦가을엔 잎이 노랗게 물든다. 이삭 사이 간격이 넓어 군락이 형성되면 안개가 낀 듯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화려한 꽃 뒤에 선 사진이나 숲을 이룬 그라스 뒤에 선 사진이 나를 더 돋보이게 할지, 그라스 자체가 주인공이 될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라스는 자기 자신보다 다른 것을 더 아름답게 하는 풀이다. 경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크지만 색의 은은함과 부드러운 갈색 톤이 사람에게 편안함을 준다. 그라스의 특징은 선이 곱고 바람에 잘 흔들려 시각적·청각적 미를 제공한다는 점, 어떤 토양에서도 뿌리를 내려 번식력이 강하다는 점이다. 팜파스그라스처럼 균형감 있는 배치를 통해 숲을 닮은 정원을 만들고, 색이 화려한 꽃과 대비를 주어 정원의 깊이와 생동감을 더한다. 그라스가 주는 통일감과 대비는 손쉽게 풍경의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그라스가 아름다운 계절은 계속된다. 비좁아져 가는 텃밭 정원에서도 더 이상 잡풀처럼 보이지 않고 품위를 지키는 귀한 가족으로 자리한다. 나는 그라스를 통해 정원의 균형과 질감을 배우고, 선과 색의 대비로 공간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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