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스타필드 하남에서 아이들 덕에 들렀다가 의외의 광경을 봤다. 애들 둘을 태운 쌍둥이 유모차를 몰며 조용한 쪽으로 비켜 다니던 중, 눈앞을 번쩍이는 유모차가 스쳐 지나갔다. 안을 들여다보니 아기가 아니라 털이 곱게 빗겨진 비숑이 편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 차가 바로 에어버기 돔3 모델이었다. 가격을 찾아보니 프레임과 탑승 공간 손질은 물론 전용 쿨링 매트와 컵홀더 같은 악세사리까지 더하니 결제 금액이 15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우리가 중고로 샀던 디럭스 유모차보다 더 비싸다니, 이건 또 다른 세계였다. 백화점 유아동 코너의 매출이 반려동물 용품보다 낮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그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아기가 아닌 반려견이 유모차를 타고 다니는 현상이 2026년의 흐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그때 바로 옆자리에 앉은 김 대리의 이야기가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Dingpet족으로, 부부 모두가 대기업에 다니면서 아이를 낳지 않고 푸들을 자식처럼 키우는 생활을 한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들은 강아지 유치원 상담에서 한 달 원비가 80만 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아침 노즈워크에 오후 어질리티, 낮잠 전 아로마 마사지까지 일정이 꽉 차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며 처음엔 과소비로 보였지만, 생각을 바꿔 보니 아이를 키우는 비용과 비교할 때 이 정도 지출이 대리 만족과 행복의 다른 형태일 수 있겠다 싶었다. 아이를 키우는 대신 반려동물에 더 투자하는 이들의 선택은 출산의 포기를 두고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의 하나로 다가왔다.
결국 시장의 흐름은 저출산으로 인한 가족 구조의 변화와 함께, 아이가 아닌 반려동물에게 더 많은 자원을 쏟는 풍경으로 굳어지는 느낌이다. 이 모든 것을 바라보며 나는 지금의 우리 팔자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아침 계란말이를 예쁘게 부쳐 아이들에게 먹이려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내 삶의 균형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새벽 여유를 맞아 나 자신과 가족의 시간을 어떻게 가꿔야 할지 천천히 고민하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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