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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빈 집, 기형도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좋은시] 빈 집, 기형도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사랑을 잃고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 기형도>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시인은 시인이 아닌 시인의 사랑이 빈집에 갇혔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빈집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모든 추억이 담긴 곳이다.

시의 첫 부분에서 말하는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라는 문장에서 이미 시인이 이별을 겪은 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괴로움이나 후회를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정리하듯 덤덤하게 그저 '쓴다'고 말하며 안녕을 고한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잘 있거라'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인사이다. 짧았던 밤, 겨울 안개, 촛불, 흰 종이,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