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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세로, 달과 가로등

 가로, 세로, 달과 가로등

이 길은 세로로 나있는데 이름이 가로등인 가로등 불에 전봇대처럼 멈춰버리고 만다 순간 온몸이 정전이다 전선들이 선을 넘기 시작한다 선이 면을 스치고 지나가면 스친 것이 인연이었나 생각하니 소름이 돋고 돋아난 것이 불빛을 내며 따뜻하게 푹 익어 삶아져 가 버리고 간다고 하니 다시 마음이 따끔한다 그래, 그런 면에 반했던 거지 그랬기에 반하는 것이다 가로등을 지나 다시 세로로 걷는다 지나친 것에 후회는 없어야지 차마 빌어먹지는 말아야지 자꾸만 마주하려는 손바닥을 접어 주머니에 두 손 넣으면 정전기 터진다 터지면 일보 직전이라 그림자를 달래며 집으로 간다 등 뒤로 멀어지는 불빛에 그림자는 나를 보고 나는 그림자를 밟으며 가로로 난 길을 세로로 걷는다 더 할 수 없을 것 같은 하루를 더해간다 . . . 지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가로등 불빛에 멈춰 섰다.

주변은 어둡고 날은 흐려서 달도 보이지 않는데 가로등 불빛이 달 같았다. 그리고 그게 묘한 위로가 되었다.

무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