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고요를 본다 담긴 형태에 들어 맞고 그저 존재함으로 있으니 정적한 모양에 자유가 있다 흘려보내면 흐르고 담아 올려 순간을 담으면 한때, 담기는구나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시(詩)들음으로 해소하고자 하나 그저 계산하며 재는 것으로 값을 내려 하니 시(時)와 시(時) 사이를 매겼다 그러므로 이 잔에 담긴 한 잔은 삶의 때요, 한 모금에 깨달으니, 나 오늘도 시들음(老)이라 -술 한잔의 시, 김단아 아빠는 시인이 되고 싶었어,라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아빠를 볼 때마다 떠올라요. 아빠는 일기도 자주 쓰시고 (그러나 마지막 남은 아빠의 감성적인 일기장이 엄마의 권유로 버려짐) 제가 어릴 적부터 퇴근 후 집에 돌아오셔서 술을 한 잔 기울이실 때면 라디오에 시가 녹음된 테이프를 넣으신 뒤에 소주에다가 안주를 몇 개 두시고 잡수셨는데요, 어릴 적엔 마냥 아빠가 좋아서 그런 아빠 옆에 앉아서 수다를 떨었어요.
그냥 그런 기억을 가지고 우리 아빠한테는 그런 꿈이 있으셨구나 생각하고만...
원문 링크 : [좋은글] 아빠의 술 한 잔, 시, 그리고 시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