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력을 잃은 고양이 모카가 한 곳을 오래 응시하는 모습을 자주 관찰한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환경에서도 한쪽 방향으로 고개를 두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날들이 있다. 보이는 게 없는 아이이니 “거기에 뭐가 보이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카의 시력은 이미 잃은 상태다. 그래서 처음엔 혹시 주변에 들리는 미묘한 소리나 냄새를 찾으려는 시도인가 했고, 함께 있어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걸 확인했다. TV 소리나 밖의 생활 소음도 없는데도 계속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보면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진다.
다양한 가능성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신경 증상이나 발작 전조일 수 있을지, 멍한 상태나 부분 발작의 흔적일지 생각한다. 특히 모카는 시력 문제와 함께 발작이나 신경 증상을 반복 겪었던 터라 보호자의 입장으로는 작은 행동 하나도 쉽게 넘기지 못한다. 예전에는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해 쩝쩝 거리거나 전조 같던 모습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한층 더 예민하게 관찰하게 된다. 반면에 시력은 없지만 고양이들은 청각이나 진동에 더 민감하다고 해서 외부 소리에 반응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느끼지 못한 곳에서 들리는 소리에 갑자기 고개를 돌리기도 하는 모카를 보며 정말로 뭔가를 듣고 있는 건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한다.
꼬리를 흔드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하지만 나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고, 대신 그다음 행동들을 주의 깊게 본다. 이름을 불러 반응하는지, 밥 먹으러 움직이는지, 걸음이 괜찮은지, 쩝쩝 거림이 이어지는지, 몸의 힘이 빠지는 느낌은 없는지 등을 차근차근 확인한다. 다행히도 대다수의 날은 멍하던 상태에서 다시 움직여 밥을 먹고 자고를 반복하며 평범하게 지나간다. 밥그릇 앞에서도 잠시 멍하니 있는 모습이 관찰되곤 한다.
고양이들은 왜 저길 보는지에 대해 사람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태태는 한 번 쓱 보고 끝내는 편인데 모카는 보이지 않는 상태라 한 마디 한 마디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이 모든 관찰은 결국 나 자신이 모카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연장이다. 어쩌면 무의미한 행동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모카만의 독특한 감각 방식일지 모른다. 혹은 신경 증상의 일부일 수도 있다. 아직은 확신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또다시 “모카야 뭐 들려?” 하고 혼자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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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시력 잃은 고양이가 한곳을 오래 응시하는 이유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