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잠자는 숲속의 미녀〉 완전판을 다시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움이 컸다.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보는 듯한 이 작품이 파리 오페라 발레단 무대에 오르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점이 특히 의미 있게 다가온다. 직접 객석에서 숨결을 나누며 보지 못했지만 스크린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기술의 발전이 고전 명작을 더 가까이 데려오고 발레 관객층을 넓혀 준다는 점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마리우스 프티파의 고전 형식을 답습하면서도 뛰어난 무용수였던 본인의 색깔을 담아 화려하고 남성적인 기교가 많이 들어간 안무가 돋보인다. 남자 무용수들의 개별 기량이 돋보이지 않으면 다소 지루해질 수 있었지만 데지레의 기욤 디옵과 파랑새의 셰일 와그먼은 눈부신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2018년 로잔 콩쿠르 우승의 셰일 와그먼은 깔끔하고 에너지 넘치는 점프, 정확한 발놀림과 날카로운 폴 드 브라, 빠른 회전과 균형 감각, 음악성까지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 훌륭한 무대 매너와 장악력까지 더해져 왕실 무용수가 결혼식 축하 춤을 추는 인상이 아니라 새로운 왕자가 등장한 듯한 느낌을 남겼다.
작년에 에뚜알로 승급한 블루엔 바티스토니의 오로라는 우아하고 서정적이었다. 손을 많이 쓰는 오로라 역할에 맞게 다른 동작에서도 손과 팔의 섬세함이 우수했고 가볍고 정확한 파드샤와 가르구이야드도 돋보였다. 1막 로즈 아다지오에서는 긴장감이 스크린 밖에서도 느껴졌지만 점차 편안해지며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무대를 선보였다. 화려한 무대 장치 조명 의상도 훌륭한 볼거리가 되었고, 군무의 의상마저도 조명과 어우러져 빛나며 동화적인 분위기와 프랑스 궁정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더했다. 고급스러운 원단이 빛 반사를 잘하고 정교한 장신구 역시 조화롭게 배치되어 왕실의 부와 위엄을 자연스럽게 나타냈다. 보라색과 초록색이 주조인 조명이 무대의 색감과 분위기를 조절하며 역동적인 연출을 만들고 등장인물들이 더욱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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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숲속의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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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오페라발레단
원문 링크 : POB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 롯데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