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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전원주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아.." 치매 진단 후 자녀에게 남긴 그 편지 내용

 '87세' 전원주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아.." 치매 진단 후 자녀에게 남긴 그 편지 내용

얼마 전 전원주가 빙판길 낙상으로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재활을 마치고 다시 건강하게 걷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는데, 정작 그를 짓누르는 건 수술 후유증이 아니었다. 얼굴은 아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는 고백이 나오는 순간 방송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 대목에서 화면에서 눈을 못 뗐다. 더 놀라웠던 건 타이밍이었다. 전원주는 이미 1년 전 건강검진에서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그걸 지금까지 혼자 안고 있었다는 거다. 방송에서 늘 호탕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만 봐왔으니 더 의외였다. “자녀들에게 짐이 될까 봐 노래·춤·등산을 하고 있다” 는 말에서 혼자 얼마나 버텨왔는지가 느껴졌다.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방송에서는 병원 신경과를 찾아 간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와 뇌 CT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MMSE 22점, 정상 기준 24점에 못 미쳤다. 뇌 CT에서도 위축 소견이 확인됐다. 전문의는 “현재 상태는 경도인지장애, 치매 전 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치매로 진행된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 관리가 핵심이라는 얘기였다. 숫자로 딱 나오니까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전원주가 치매를 이렇게까지 두려워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절친한 동창이 치매에 걸렸는데, 방금까지 함께 인사를 나눴던 그 친구가 돌아서서 “댁은 누구세요?”라고 물었다는 거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스튜디오가 조용해졌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 장면이 가장 많이 회자됐는데, 남 일 같지 않아서 더 마음에 걸렸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원주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자녀들에게 남길 편지를 미리 작성했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직접 종이에 적은 문장은 이거였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아, 우리는 누구나 한번 왔다 가는 인생이다. 후회 없는 착한 마음을 가지고 떠나련다.”

87세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담담하게 이 문장을 읽는 장면, 진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데뷔 64년 차 배우로서, 한 사람의 부모로서 보여준 솔직한 고백이었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겠다는 목표도 잊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더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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