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유고시집 고선경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에 이어 박경리 작가의 유고시집을 들었다. 어렵사리 시어를 찾아 헤맨 기색 없이, 담담하게 옛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뱉어내어 모으고 보니 시가 된 느낌이었다. 여든이 넘은 세월의 지혜가 켜켜이 쌓였는데, 그것이 그냥저냥마냥 마구 이뤄진 것이 아니라 쌓고 쌓던 장인의 손길을 거쳤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낡은 언어도 보였다. 하도 많이 내뱉어져 일상어가 되어버린 옛 시어였는데, 한편으로는 시가 우리의 삶에 안착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반갑기도 했다.
언젠가는 고선경의 발랄한 시도 일상의 언어가 되어버릴지 모를 일이다. 밤 / 박경리 밤이 깊은데 잠이 안 올 때 바느질이나 뜨개질을 했으면 하고 생각한다 ...
(중략).... 책도 확대경 없이는 못 읽고 이렇게 되고 보니 내 육신 속의 능동성은 외친다 자꾸 외친다 일을 달라고 세상의 게으름뱅이들 놀고 먹는 족속들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