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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산문 <물 긷는 소리>

 장석남 산문 <물 긷는 소리>

https://kr.pinterest.com/pin/748230925575340325/ 제목: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지은이: 유선경 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 발행: 2024년 3월 28일 장석남 산문 <물 긷는 소리> 어느 순간 새파란 빛이 머리 위를 감돌고 돌아 서늘히 이마 위로 내려온다. 그러한 기운을 느낄 때 저절로 동쪽 하늘을 보게 된다.

그쪽으로부터 시간은 오는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새파란 빛이 걸어온다.

그 빛은 바로 비취, 청자의 그것이다. 모든 것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뭇 새가 깨어 울기 시작하면 나무들도, 처마도, 마당도, 부엌도, 신발들도 깨어나는 것이다. 밤새워 결론도 없이 괴로웠던 모든 성聖과 속俗의 일들은 그 순간 놀랍게도 말끔히 치유되고 만다.

새벽은 그래서 가장 성스러운 시간이 된다. 어린 시절 그러한 새벽이면 내가 잠자던 방 뒤꼍에 있던 우물에서 물을 긷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할머니는 하루의 처음 긷는 물을 '숫물'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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