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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연하장

올 한 해는 참 길었습니다. 많은 일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고, 참 많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 길목마다 스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누워 되돌아보니, 나는 참 여러분의 사랑 속에서 살아왔다는 걸 깨닫습니다.

언제나 고슴도치처럼, 또 복어처럼 날을 세우던 나를 한 사람으로서 버티며 살아가게 지켜봐 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힘들 때도, 즐거울 때도 그대들은 늘 곁에 있었습니다.

이제 해의 마지막 날, 나는 다시 새로운 1년을 써 내려갈 마음을 먹어봅니다. 물론 다른 날과 별다르지 않게, 나는 또 묵묵히 일하며 살아가겠지요.

어쩌면 새해란 달력이 바뀌는 숫자 놀음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 숫자를 핑계 삼아 잠시 멈춰 서서, 지나온 발자국의 먼지를 털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안이 됩니다.

신발 끈을 다시 묶습니다. 어제와 같은 길을 걷더라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보겠습니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 섞인 미세한 봄기운을 찾아내듯, 내 삶의 구석구석 숨어 있는...

원문 링크 : 연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