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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소주병, 비워지지 않겠다는 다짐.

 공광규 소주병, 비워지지 않겠다는 다짐.

술병은 잔에다 자신을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날 밤 나는 문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공광규, 소주병 어린 시절의 저는, 아버지가 그리 멋지지 않았어요 말씀도 잘 못하셨고, 평범하다 못해, 어린 저에겐 어쩐지 조금은 촌스럽기까지 했어요 어린시절의 아버지는, 하루의 전투에서 패하고 들어온 패잔병의 모습으로 삶에 무게에 늘 짓눌려 있었던 기억이에요. 기억나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이제는 오래된 학창시절, 형이 친구들과 집에 가는 길, 저 멀리서 아버지를 봤어요. 아들을 만나서 반가웠던 아버지와 달리, 형은 저 멀리 골목으로 일부러 돌아서 아버지를 피해서 갔습니다.

친구들과 아버지를 만나는게 딴에는 부끄러웠었데요. 그날 저녁, 아버지가 말없이 술을 드셨던 기억과 그 이후, 일부러 골목에서 피해 다니셨던 기억이 나요 아버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