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의 산책은 늘 빚 같아요. 산책을 안 나가면 미안하고, 마음 한편이 불편해져요. 그래서 오늘도 밖으로 나갔어요. 예전에 말자와 함께 자주 다녔던 동네의 작은 공원으로 향했고, 이번에는 어제 가려다 포기했던 공원이 아니라 이곳으로 왔어요. 이 공원은 개를 데려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편하게 걷기 좋거든요. 집 근처의 삼풍대 공원에 도착하니 큰 나무들이 많아 정말 예뻐요. 공원에 들어서니 공공 근로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쉬고 계셨고, 저는 배가 너무 고팠어요. 말자는 집에서 사료와 간식을 충분히 먹었지만 저는 공복이었고, 이 정자에서 잠깐 늦은 점심을 먹으려 했어요. 삼풍대에 오는 길에 분식점에서 애기김밥과 튀김 두 개를 포장해 왔거든요. 김밥 속 당근과 어묵을 나눠주려 할 때, 말자는 눈빛이 번쩍이고 식탐을 보였어요. 이 순간은 개가 아니라 호랭이가 다가온 느낌이었죠. 손가락도 물 만큼 강하게 물려 들고, 튀김은 제가 먹을 오징어튀김과 말자와 함께 나눠 먹을 달걀튀김으로 나눠 샀어요. 말자는 눈앞에서 튀김이 없어지자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고, 저는 그 눈빛을 마주할 때마다 죄인이 된 듯했어요. 말자는 발이 더 까매질 때까지 돌아다녔고, 그 틈을 타 저는 그네를 타며 조금이나마 기분 전환을 했어요. 오늘은 말자 체력이 걱정돼 애견 전용 슬링백도 가져왔고, 말자를 가방에 넣고 가려 했더니 제 발가락에서 피가 났어요. 발톱이 약해져서 잘 부러지거든요. 피가 많이 흘러 붕대로 감은 발이 귀엽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워요. 아직 젊은 강아지를 키우신다면 발톱 관리 차원에서 신발에 조금 익숙해지도록 자주 신겨 보는 게 좋을 거예요. 오늘처럼 상황에 맞춰 신발을 신겼다면 덜 아팠을까 생각도 들고요. 지금의 말자는 어제처럼 째려보지 않고 한참 저를 바라보다 다시 주무시는 모습이 편안해 보였어요. 내일도 오늘처럼 평화로운 산책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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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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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과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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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대공원
원문 링크 : 금쪽같은 우리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