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균열의 지도 1화: 좌표 이동

 균열의 지도 1화: 좌표 이동

1월의 서울은 늘 그렇듯 뉴스가 아니라 분위기부터 먼저 차가워졌다. 사람들은 숫자로 불안을 측정하려 했다.

환율, 방산주, 국방 예산, 외환보유액.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표정은 숫자보다 먼저 무너졌다.

그가 본 것은 숫자가 아니라 문장이었다. 실용 외교.

평화 공존. 군사 핫라인 복원.

민간 소행 가능성. 한 번도 같은 문단에 같이 등장하지 않던 단어들이 한 달 사이에 한 문서에 눌러 앉아 있었다.

그는 이걸 ‘정책 변화’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에게는 더 정확한 이름이 있었다.

좌표 이동. 그는 원래 숫자를 다루던 사람이었다.

스무 해 넘게,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자금의 결을 봐왔다. 숫자는 거짓말을 못 하지만, 사람은 숫자를 이용해 거짓말을 만든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무엇을 했는가”보다 “왜 그렇게 해야 했는가”를 먼저 봤다. 국가도 결국 같다.

정책은 메시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용 배분표다. 누가 부담을 지는지, 누가 위험을 떠안는지, 누가 책임을 ‘설명’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