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같은 잠결을 살포시 덮은 채 그림자가 끈적하게 엉겨붙은 환히 빛나는 사각형의 화면을 향해 베게에 반쯤 잠긴 얼굴을 향했다 미적지근하게 반쯤 감긴 어두운 눈동자 위에 거울처럼 비치는 교수님 당신의 겹눈 속에도 우리가 환하게 빛나고 있을까 향긋하게 우러나오는 무욕과 나태의 향 내 방에 티백을 하나 담궈놓은 듯하다 어둡고 무거운 공기 속에 당신의 말씀이 가라앉아 바닥부터 녹아들고 있다 전자기기의 빛이 방 안을 채우며 일렁일렁 퍼져간다 다시 주워담고는 싶지만 물질이 담기지 않은 내 머릿속에 엔트로피의 법칙이 스쳐지난다 벽지가 범고래의 무늬를 띠고 수면 그림자가 거미줄처럼 떠다닌다 유유히 유영하는 검은 물짐승의 몸집이 숨 막히는 방 안에 다 들어가지 못해 그는 거미줄에 걸린 파리처럼 바둥거린다 날개 없이 꺼림찍한 흰색과 완벽하게 균일한 잿빛과 달콤하고 짙은 검은색이 건더기처럼 유유히 떠다니고 한 모금의 무관심 다시 한 모금의 감긴 눈 다시 한 모금의 공백 끈적이며 졸아드는 덩어리가 탁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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