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6월 18일 초여름의 새벽은 푸르스름하면서도 온화한 검은색을 띤다. 겨울을 닮은 서늘한 새벽공기가 초여름의 올라오는 더위와 경계를 이루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경계면은 뙤약볕 아래서 녹아가는 만년설을 닮아 한여름을 향해 흘러내리곤 했다. 새벽이 밝아왔다고 말하기조차 이른 시간부터 마리는 눈을 희멀겋게 뜬 채 손님들의 아침식사가 담긴 접시를 나르고 있었다.
반쯤 감긴 눈과 양손도 모자라 손목에도 올린 접시, 그리고 비틀대는 걸음은 화폭 밖의 인간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가난한 화가들조차 그녀에게 눈을 향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녀에 대한 걱정보다 그녀의 손에 놓인 그들의 아침식사에 대한 걱정이 훨씬 컸지만 말이다.
마찬가지로 잠이 덜 깬 화가들의 눈에 테이블에 내려놓은 계란후라이는 다 찌그러져서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형상을 띠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폭력은 이를테면 부르주아 계층은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이 아닌 사회 그 자체에 의해 가해지는 폭력이며 동시에 하층민의 일상...
원문 링크 : 해바라기를 그리는 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