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사이의 닿을락말락한, 그러나 확실히 아직 닿진 않은 이 거리가 정확하게 느껴진다. 너에게까지의 거리가 몇 미터라는 등 정확한 수치로 와닿지는 않지만 그러나 나는 나의 감에 의한 어떠한 단위로서 너에게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조금만 손을 움직이면 닿을만한 거리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동시에 제논의 역설을 떠올린다. 화살이 과녁까지 절반 날아가고, 또 남은 거리의 절반을 더 날아가고, 또 다시 남은 거리의 절반을 날아가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화살은 과녁에 영원히 닿을 수 없다는 그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어차피 닿을 수 없다면 하다못해 어색해지지 않게, 그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나는 서툴게 뻗었던 손가락을 다시 움츠린다. 얼어버린 손가락은 움츠러드는 것조차 느리다.
하아, 하고 무심코 흘린 숨결이 허공을 물들인다. 하이얀 숨결이 점점 넓게 흩어져가면서도 결국 흐릿해져 사라져버리는 광경이 어쩐지 의식을 사로잡는다.
내뱉는 숨결에 조금씩 언어를 섞...
원문 링크 : 온도와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