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나는 살아있는 무언가를 기르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그것을 동식물을 가리지 않았고, 지금까지 키워본 것들은 종류가 너무 많아 다 떠올리지도 못할 정도다.
갤러리를 정리하다가 조금 충격적인 사진을 발견했는데, 무덤 사진이 있었다. 사진에는 작은 나뭇조각에 크레파스같은 글씨로 '라분이 이곳에 묻히다'라고 써 있었고 그 아래는 봉긋한 흙더미가 있었다.
분명 라분이라는 이름도 왠지 모르게 친숙하고 '이곳에 묻히다'라는 표현도 그 당시의 내가 무덤하면 떠올리던 어구임에 틀림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무덤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대여섯 살 때 사진을 봐도 그 당시의 일들은 대충 기억을 해내는 편인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어쩌면 푯말까지만 우리가 쓰고 아버지가 묻어두신 후 사진을 찍어오신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황상 그 당시 내가 키웠던 것은 장수풍뎅이들과 구피, 가재, 선인장 등이었으므로 장수풍뎅이가 아닐까 싶다....
원문 링크 : 장수풍뎅이 키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