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반. 태인은 낮잠에 들 때면 늘 그 시간에 알람을 맞춰두었다.
그리고 알람이 울리면 무언가에 쫓기기라도 하듯 퍼뜩 놀라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다른 학부모들을 마주쳤을 때 낯부끄럽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화장을 하면 집을 나섰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두연이는 매주 화목마다 6교시 수업을 하느라 2시 40분에 수업이 끝났다. 학교에서 가까운 태인의 집에서는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였으니 서두를 필요까지는 없었다. 2시 반에 알람을 맞춰두면 두연이의 교실까지는 2시 45분 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면 수업이 끝나고 알림장을 쓰고 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태인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었다.
지금까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이상한 곳으로 흘려보낸 시간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남은 시간들은 이렇게라도 해야만 온전하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이들이 알림장을 쓰는 동안 태인은 교실 벽에 걸린 아이들의 그림을 쭉 훑어보곤 했다.
온통 공주님과 로봇으로 가득한...
원문 링크 : 천사는 패딩을 입어도 겨울에는 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