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곤 이 도시에 우리뿐이었다. 도시의 절반이 물에 잠겨도 우리는 바다가 싫지 않았다.
온 도시가 바다에 잠긴, 그 푸르른 광경이 마냥 좋았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우리는 바닷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손을 잡고 노을을 바라보다 해가 지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하루 일과였다. 바다를 보고 있는 시간만큼은 세상에 우리 둘만 남은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이 들었다.
바닷가엔 늘 우리뿐이었다. 바다에 가까이 가려는 정신 나간 사람은 이 도시에 우리밖에 없었다.
어른들에게 바다란 그저 잠재적인 재해에 불과했다. 언제 도시를 집어삼키려 들지 모르는 잠잠한 재해.
어른들은 우리를 바다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래서 야단칠 어른이 없는 아이들, 그러니까 해영이나 나 같은 아이들만이 바다에 다가갈 수 있었다.
해영은 바다에 가까이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불쌍하다고 말했다. 나는 우리가 불쌍하지 않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처음 배웠다.
그녀는 내게 자유를 가르쳐주었...
원문 링크 : 마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