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과 1학년 생활 중 작성한 메모를 수정함.) 어느날 갑자기, 세상에 우리 둘만 남으면 좋겠다.
그냥 문득, 아무 이유 없이, 아침에 일어났더니 세상에 우리 말고 아무도 없는 거야. 평소처럼 대충 샤워하고 옷만 걸치고 뛰쳐나갔는데, 이상할 정도로 등굣길이 조용하고.
평소같았으면 차들이 마구 지나다니는 사거리가 텅 비어있고. 강의실에 도착해보니 우리 둘 뿐이고.
바닷가까지 손잡고 걸어가면 바다는 반짝이고, 술렁이고, 사람이라곤 우리 뿐이고. 정오쯤 되면 근처 조개구이집에 들어가 먹고 싶은 걸 다 꺼내 와.
이래도 되나 싶지만, 어차피 아무도 없는데 뭐. 나는 조개랑 새우, 너는 삼겹살.
배터지게 구워먹고 대낮부터 맥주도 들이키는 거지. 먹다보니 신이 나서 소주도 말고.
결국 둘 다 취해서 바닷바람 맞으며 낮잠이나 조금 자고. 아스팔트 도로 한가운데에 대자로 누워서 우리는 늙어죽는 꿈을 꿔.
노화는 시간의 연속성을 전제하면서도 동시에 한 점으로, 먼 곳에 별처럼 박혀있어. 젊음이란 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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