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를 까먹었다. 귀찮으니 이제부터 몇 일차인지 적지 않겠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괜찮았다. 가보지 못했던 피르스트로 이동했다.
피르스트의 명물. 사실 이거 보러 여기까지 올 정도는 아니다.
길이 불편했다. 그렇게 굽히고 가던 중 아래를 바라보니, 사슴이 있었다.
귀엽다. 쭉쭉 올라가자 술집이 보였다.
스위스에 온 뒤로 계속 생각했다. 와 이 경치에 맥주 한 잔 때리면 장난 아닐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을 노리고 만들어둔 술집이었다. 예상대로 가격은 사악했다.
낭만이 치사량이었다. 몹시 추웠지만 상관 없었다.
덜덜 떨면서 들이켰다. 오히려 설산 특유의 겨울냄새가 맥주와 잘 어울렸다.
한참을 그렇게 멍때리다가 해가 질 때 쯤 내려왔다. 기차를 타고 창 밖을 구경하며 초콜릿을 먹었다.
하늘이 있어야 할 곳에 산맥이 있고, 지면이 있어야 할 자리에 낭떠러지가 있어 감각이 이상해졌다. 특히 깎아지르는 산맥 중턱을 열차로 달릴 때에는 거대한 벽 사이에 끼어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
원문 링크 : 2024 유럽여행 5 (피르스트, 태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