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1.59에 8세이브. LG 트윈스 불펜의 구세주가 던진 예상치 못한 폭탄 발언입니다. 근데 5월 31일 KIA전을 지켜본 LG 팬들이라면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셨을 겁니다. 저 역시 직관하면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거든요. 기존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습니다. LG 트윈스 불펜은 붕괴 직전이었죠. 이때 염경엽 감독이 꺼낸 카드가 바로 10승 선발투수 손주영이었습니다. 솔직히 팬들 반발이 엄청났습니다. 잠실야구장 앞에 시위 트럭까지 등장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습니다. 10G 1승 8세이브 ERA 1.59 LG 1위 수성의 1등 공신 데이터가 완벽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손주영은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문제는 5월 31일 잠실 KIA전이었습니다. 5-2로 앞선 9회초. 손주영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가볍게 막을 줄 알았는데 1사 후 나성범과 김규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타석에는 요즘 폼이 제일 무서운 김도영이 들어섰습니다. 여기서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합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5-3. 무엇보다 김도영에게 던진 공 4개가 모두 볼이었다는 게 뼈아팠습니다. 멘탈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죠. 2사 만루, 타석엔 아데를린. 잠실야구장에 정적이 흘렀습니다. 여기서 손주영은 도망가지 않고 초구 커터를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습니다. 그리고 직구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스스로 경기를 끝내버렸죠. 경기 후 손주영이 덤덤하게 말하더라고요. "공격적으로 가려고 했는데 제구가 안 됐다." 손주영이 마무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명확한 수치 경기 후 취재진이 마무리 경험에 대해 묻자 손주영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올해만 하고 그만하겠다."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바로 선발투수로서의 100승 꿈 때문입니다. 손주영의 현재 통산 선발승은 23승. 100승까지 77승이나 남아있습니다. 마무리로 뛰면 이 숫자를 채울 방법이 아예 사라지게 되죠. 게다가 불펜 특유의 연투 적응도 본인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지난주에 한번 연투를 하니까 조금 많이 피곤했다." 선발 루틴에 몸이 맞춰진 투수에게 불규칙한 불펜 등판은 어마어마한 체력 소모를 요구하거든요. 그래도 손주영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희생 덕분에 LG 트윈스가 33승 20패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으니까요. "만족한다. 다만 힘이 있을 때 100승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8세이브에 1점대 방어율을 찍으면서도 자신의 궁극적인 꿈을 놓지 않는 멘탈. 올해까지만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손주영의 솔직한 소신 발언이 오히려 LG 불펜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게 팩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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