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 거실 TV에서 흑백 화면의 대통령이 말문을 연다. “달러를 더 이상 금으로 바꿔주지 않겠습니다.”
순간, 세계의 자와 눈금이 사라졌다. 어제까지 당연했던 가격과 환율의 기준이, 그 한마디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두 해가 지나자 주유소 앞에는 줄이 끝이 없다. “오늘은 기름을 넣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가격표를 올려다보며 한숨을 쉰다. 석유가 멈추면 공장도 멈추고, 비행기도, 난방도 멈춘다.
모두가 안다. 이제, 석유가 세상의 스위치라는 것을...
문제는 다음 질문이다. 석유에 어떤 통화의 가격표를 붙일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이 누구의 이익과 어떤 힘의 균형을 만들어낼 것인가. 이번 포스팅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사막과 바다, 회의실과 은행 금고 사이를 오가며 ‘페트로 달러’가 탄생하던 순간들을 따라가 본다.
금(金)이 사라진 밤: 닉슨 쇼크와 ‘새 기준’의 필요 이설아빠 브레튼우즈 체제(1944년)는 “달러=금, 다른 통화=달러”라는 단순한 규칙으로 세계를 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