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삐걱, 삐걱… 나무 지게가 등에 얹혀 흔들리는 소리.
한 걸음 한 걸음, 허리가 휘어질 듯 휘청거리는 그 발걸음은 도시의 아스팔트 틈새로 흐르던 땀의 궤적이었다. 그들은 늘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을 지나갔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도시 풍경은 그 무명의 어깨 위에서 지탱된 것이었다. ⸻ 2. 직업의 장면 재구성 시장 입구를 돌아 큰길에서 좁은 계단 골목으로 접어들면 허리춤에 끈을 동여맨 지게꾼이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등에 진 건 채소 박스, 옷감 뭉치, 때로는 LPG 통까지. 지게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 없다면, 그는 그대로 선 채로 기다리고, 흘러내리는 땀은 바닥에 고였다.
말이 없었다. 지게꾼은 짐을 나르지, 말을 나누는 직업이 아니었으니까.
그가 다녀간 자리엔 언제나 무거운 무게 대신 ‘살아 있는 시간’이 남았다. 그는 늘 뒷모습만을 보여주었다.
도시의 앞면은 소비자들이 즐겼지만, 도시의 뒷면은 그들이 짊어졌다. ⸻ 3. 왜 사라졌는가 • 물류 차량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