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발 전, 운동화를 조이며 오늘도 여느 날처럼 늦은 오전, 나만의 작은 의식이 시작된다.
운동화를 조이는 손끝에 힘이 들어가고, 양말이 주름지지 않게 딱 맞게 정리하고, 폰에서 ‘런닝’ 재생목록을 켠다. 이 모든 동작은 마치 출전을 앞둔 선수처럼 나를 세팅하는 과정이다.
“오늘은 혼자지만, 나랑 경쟁하는 날이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집을 나선다. ⸻ 2.
광안리 수변공원, 첫 발걸음 광안리 바다 옆에 조성된 수변공원 데크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작점이다. 오른쪽에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나뭇잎을 흔드는 가로수들, 왼쪽으로는 둥글고 큰 테트라포드 사이로 부서지는 잔잔한 파도 소리.
그 위를 걷는 것도, 달리는 것도 모두 명상과 같다. 오늘은 바람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다.
내 몸과 속도가 일치할 수 있을 만큼의 기분 좋은 저항감. 그런 날은 잘 달릴 수 있다는 예감이 든다.
오전이라 인적도 드물다. 지나가는 사람 몇 명, 조용히 이어폰을 낀 채 속도를 조절하며 조깅 중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