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하나 된 가족의 의지 그날의 재판은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몇 발걸음을 떼었는지도 아주 상세히 기억한다. 10년 가까이 드나들어도 법정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은 긴장된다.
평소보다 숨을 더 깊게 들이마시고 법정 문을 열었다. 창문이 없는 공간들이 있다.
백화점, 카지노, 그리고 법정.* 외부와 단절시켜 놓은 이유는 서로 다르겠지만 효과는 비슷하다. 햇빛의 색이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없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사람들의 시간은 제각기 다르게 흐른다. * 우리나라 법정에는 창문이 없다.
미국에서 일할 때 다녔던 법정은 복도에 작은 창을 내어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설계돼 있었다. 한국에서 법정 바깥에 있는 사람이 안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두꺼운 나무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미는 방법뿐이다.
법정 정면의 제일 높은 단상에는 세 명의 판사들이 한 팔 정도 간격을 두고 앉아 있다. 가운데 앉은 재판장의 시간은 법정 안에서 가장 촉박하게 흐른다.
일주일 중 단 이틀.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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