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은 원칙적으로 모두 갚아야 합니다. 일부만 갚았다고 해서 나머지 돈을 안 갚아도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분쟁이 될까요? 핵심은 ‘시간’입니다.
우리 법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권자가 법원에 강제로 청구하기 어려워지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흔히 ‘소멸시효’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오랫동안 청구하지 않은 권리는 법적으로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워지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이 제도가 완성되면 채무자는 “이미 너무 오래 지났습니다”라고 항변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이것을 법에서는 ‘시효 이익’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빚이 도덕적으로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법적으로 강제집행을 막을 수 있는 방어권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만약 오랜 시간이 지나 이 ‘방어권’이 생긴 상태에서 채무자가 일부 돈을 갚았다면, 이는 “방어권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최근 서울북부지법이 바로 이 ...